이 책은 우리가 자주 쓰는 일상어 중에서 잘못 쓰는 예가 많거나 구분하기 어려운 말, 국어사전의 뜻풀이가 미진하거나 잘못되어있는 말, 교훈적인 에피소드가 있는 말 중 일부를 골라 백과사전식으로 엮은 것이다.
특히 신문에 자주 나오는 말 중에서 글을 쓰거나 가공하는 사람, 또는 신문을 깊이 읽는 사람들에게 유익한 정보가 될만한 것이 많이 실려있다.
한장 한 장 넘길 때마다 몰랐던 것도 알게 되고 새로운 정보를 얻는 것 같아서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던 책이다.
소장해두고, 자주 찾아보고 읽어봐야 할 책이다.
세상은 더 많이, 더 빠르게 변할 것이지만, 종이의 권위와 가치는 절대로 변하지 않을 것이다. 신문에서 볼 수있는 무수한 말 이야기로 가득 찬 이 책이 '문자의 매력', '말의 묘미', '글의 힘' 을 찾는 사람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작가의 말
'갑절'과 '곱절' '갑절'은 수량을 두 번 합친 양이고, '곱절'은 수량을 몇 번이고 합친 양이다. 즉, 갑절은 2배를 나타내고 곱절은 2배 이상을 나타낸다.
'경신'과 '갱신' '更'은 읽는 방법에 따라서 뜻이 달라지는 글자로, '경'으로 읽으면 '고치다'의 뜻이 되고, '갱'으로 읽으면 '다시'의 뜻이 된다. 따라서 '경신'은 과거의 내용을 새로 고치는 것이고 '갱신'은 없어질 상태에서 다시 새롭게 하는 것이다.
고주망태 '고주'와 '망태'가 결합된 말이다. '고주'는 술 주자(술을 거르는 틀)를 가리키는 말이고, '망태'는 가는 새끼로 촘촘히 엮어 만든 구럭을 가리킨다. 예전에는 고주에 망태를 올려놓고 발효가 끝난 막걸리 원액을 부어 누룩이나 밥알을 분리했다. 그렇게 되면 고주와 망태는 술냄새에 절어 술에 취한 사람과 비슷해진다고 해서 나온 말이라고 한다.
괴발개발 글씨를 함부로 휘갈겨 써 놓은 모양. 글씨가 고양이 발자국인지 개 발자국인지 알 수 없다는 데서 온 말이다. '괴'는 고양이의 옛말이다. '개발새발'도 '괴발개발'과 함께 표준어로 인정했다.
'두껍다'와 '두텁다' '두껍다'는 두께가 보통 정도보다 크다는 뜻이고, '두텁다'는 인정이나 아끼는 마음이 깊다는 뜻이다. 다시 말하면 '두껍다'는 '물질적인 두께'가 많은 것을 뜻하고 두텁다는 추상적인 두께가 많은 것을 뜻한다.
미다스의 손 '무엇이든지 할 수 있는 초능력을 가진 사람'을 비유하는 말.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프리기아의 왕 '미다스'와 술의 신 '디오니소스'간에 있었다는 에피소드에서 비롯된 말이다. 영어식 발음에 따라 '마이더스의 손'으로 써왔으나 지금은 그리스어 발음에 따라 '미다스의 손'으로 적는다.
비키다와 비끼다 '태풍이 우리나라를 비켜갔다'와 '태풍이 우리나라를 비껴갔다' 중 어느것이 맞을까. 비키다는 장애물을 피해서 지나간다는 뜻이고, 비끼다는 비스듬하게 지나가다는 뜻이다. 앞에 고장난 차가 있어서 피해 갔다는 뜻일 때는 '자동차를 비켜갔다' 라고 해야 하고, 태풍이 비스듬히 지나갔음을 나타낼 경우에는 '태풍이 비껴갔다'라고 해야 한다.
빠따 몽둥이. '두들겨 패다' '강타하다'란 뜻의 영어 'batter'나 '몽둥이'란 뜻의 'bat'가 일본에서 '밧타'로 바뀌어 쓰던 것이 우리나라에 들어온 말이다. '빳따'로 적는 수가 많으나 뒷말이 된소리이므로 앞말에 ㅅ을 받쳐 적지 않아야 한다.
사우나 핀란드식 증기탕. '증기탕'을 뜻하는 핀란드어 'sauna'에서 온 말이다. 흔히 '사우나탕'이라고 일컫는데 이것은 사우나 자체에 '탕'의 뜻이 있으므로 '역전앞'과 같은 이중 표현이다.
산통을 깨다 다 되어가는 일을 이루지 못하게 뒤틀다. '산통 점'에서 나온 말이다. 산통 점이란 나무를 파서 만든 산통 속에 1~8까지 숫자를 새긴 산가지를 넣고 흔들어 뽑아 길흉화복을 판단하는 점법이다. 점괘가 나쁘게 나오면 손님들이 산통을 집어 던지곤했다해서 나온 말이다.
수작 남의 말이나 행동을 업신여겨 이르는 말. 酬(수)는 주인이 손님에게 술을 권한다는 뜻이고, 酌(작)은 그 잔을 받은 손님이 술을 따른다는 뜻이므로 '주인과 손님이 서로 술잔을 주고받는 것'이 수작의 원뜻이다.
시쳇말 그 시대에 유행하는 말. '시체'는 '그 시대의 풍습이나 유행'이란 뜻이다. '송장이 하는 말'로 생각할 수 있으나 시체'와는 아무 상관이 없다. '속된 말'이나 '요샛말'로 고쳐 쓰면 훨씬 부드럽다.
시치미 떼다 알고도 모르는 체하다. 자기가 하고도 안 한 체 하다. '시치미'란 매의 임자를 표시하기 위해 매의 꽁지나 발에 매는 네모난 뿔이다. 매 사냥꾼은 여기에 이름과 주소를 새겨놓았다가 매가 달아나면 이것을 보고 찾는다. 그런데 부도덕한 사람들은 주인 잃은 매를 잡으면 이 시치미를 떼어 버리고 자기 매라고 주장하는 겨우가 있었다. '시치미 떼다'는 여기서 생겨난 말이다.
'신문'과 '심문' '신문'은 '캐어물음'이고 '심문'은 '자세히 물음'이다. '신문'의 법률적인 뜻은 검찰이나 변호인이 증인이나 피의자에게 사실관계를 확인하기 이해 묻는 것이고, '심문'은 법원이 당사자나기타의 이해관계인에게 개별적으로 진술의 기회를 주는 것이다.
'실랑이'와 '승강이' '실랑이'는 '남을 못살게 굴어 시달리게 하는 것'이고, '승강이'는 '서로 자기 말이 옳다고 주장하여 옥신각신하는 것'이다. '실랑이'는 한 편이 다른 한 편을 일방적으로 괴롭히는 것이고, '승강이'는 양쪽이 서로 자기가 맞다고 우기는 것이다.
오지랖이 넓다 쓸데없이 지나치게 아무 일에나 참견하는 면이 있다. '오지랖'은 '웃옷이나 윗도리에 입는 겉옷의 앞자락'을 말한다. 앞자락이 넓은 옷은 그만큼 많이 다른 옷을 덮을 수밖에 없어 오지랖이 넓으면 아무 일에나 쓸데없이 참견한다는 뜻이 되는 것이다.
유레카 '나는 그것을 발견했도다'라는 뜻의 그리스어. 지금은 주로 '아이디어 개발이나 발명의 성취'를 상징하는 말로 쓰인다.
을씨년스럽다 날씨 등이 스산하고 썰렁하다. 보기에 탐탁지 않고 쓸쓸하다. 을사년은 '을사보호조약'이란 이름으로 일제가 우리나라의 외교권을 빼앗은 1905년을 말한다. 이 조약 후부터 국민들 사이에 마음이 쓸쓸하거나 날씨가 우중충할 때 '을사년스럽다'고 말한 것이 '을씨년스럽다'가 되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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