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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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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해안여행] 강릉 오죽헌 & 정동진 어젯밤 우리를 숙면에 들게 해 준 고마운 비가, 태풍이, 서서히 물러나고 있었다. 아침에 발코니에서 내려다본 바다는 어두운 하늘과 닮은 잿빛이다. 회색의 바다는 부드러운 파도를 밀고 들어왔다. 간밤에 화가 난 바람은 진정이 되었고, 차분하게 보슬비가 내리고 있다. 비 갠 맑은 경포호를 아침 공기를 가르며 시원하게 한 바퀴 달려보고 싶었는데 아쉽다. 오늘은 어제 급히 오느라 그냥 지나쳤던 오죽헌에 들리기로 했다. 학교 다닐 때 수학여행 코스였었지. 오죽헌은 수십 년 전 왔을 때와는 비교가 안되게 넓고 깨끗하게 단장이 되어있다. 율곡의 어머니 신사임당의 친정인 오죽헌. 입구부터 만개한 배롱나무꽃을 비롯해서 예쁜 꽃과 오죽으로 화단을 단장했다. 배롱나무는 꽃이 백일 동안 핀다고 해서 백일홍 이라고도 한다. 넓..
[동해안 여행] 울진, 죽변항 & 강릉, 경포대 얼마 전 동해안 여행을 다녀왔다. 이번 여행은 울산에서 출발해서 포항을 거쳐 7번 국도를 타고 해안도로를 따라 위로 죽 올라가는 코스였다. 자전거 여행과는 달라서, 구석구석 다 다녀볼 순 없었지만 차 안에서 눈으로만 보는 여름바다도 시원하고 상쾌했다. 한여름의 라이딩 때처럼 심한 피로감도 없고 강렬한 태양도 없다. 여행은 같은 장소라도 누구와 함께 하느냐에 따라 그 느낌이 다르다. 나는 사람이 성가셔서 주로 홀로 여행을 즐기는 편인데 이번엔 자매 둘이 떠나는 여행이다. 차를 타고 긴 거리를 달리면서 어릴 적 추억도 소환해내고, 살아가는 얘기도 하고 혼자일 때보다 좋은 점도 더러 있다. 동해안은 자전거로 워낙 많이 달려서 어디쯤 가면 뭐가 있고 그런 정도는 훤하게 꿰차고 있는 나. "어, 저 길은 자전거로..
영덕 블루로드 & 대진해수욕장 어제는 낯선 곳에서 혼자라는 두려움으로 자다 깨다를 반복 하다가 4시에 눈을 떠서 다시 잠들 수가 없었다. 이왕 못 잔 것 5시 일출이나 보자며 누워서 해가 뜨기를 기다렸다. 그러다가 깜빡 잠이 들어 일출을 놓치고 말았다.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밖으로 나왔다. 잔잔한 아침바다는 평화로웠다. 바다를 슬슬 둘러보다가 뒷산을 올랐다. 소나무가 빽빽이 심어진 야트막한 산은 공기부터 상쾌했다. 바다를 앞에 둔 낮은 산에 여러 빛깔의 야생화가 산길을 비켜나 피어있다. 군데군데 산 짐승들의 배설물이 뿌려지고 하수오와 각종 산나물들도 정렬되어 있다. 이름표까지 세워 놓은 걸 보면 산주인이 정성 들여 심고 가꾸나 보다. 그의 세심한 성격이 엿보인다. 깊은 호흡을 하고 맑은 공기를 마음껏 들이마셨다. 산 중턱까지 올라가서..
영해여행& 영덕 바다사랑 펜션 영덕 군청에 볼일을 보고 나와서 시외버스 터미널에서 한참을 서성였다. 모처럼만의 시골 나들이인데 폭염의 도시 속으로 바로 기어들긴 싫었다. 그래. 시간에 쫒기며 사는 사람도 아닌데 서두를 필요 뭐 있어. 느리게 쉬었다 가자. 영해 가는 버스표를 끊었다. 차에서 내리는데 공기부터 다르다. 후덥지근하고 짜증 나는 도시의 공기가 아니다. 적당한 습기를 머금은 바람이 맑고 선선하다. 오래간만에 맛보는 상쾌함을 만끽하며 바다로 난 길을 향하여 천천히 걸었다. 몇 시간에 한 대씩 있는 마을버스를 기다려도 되지만 기분 좋은 공기를 마시며 오래오래 걷고 싶었다. 영해 읍내에서 괴시마을로 가는 길목에 영덕 로하스 마라톤 플래카드가 걸려있다. 이번 주 열리는 대회인데 나도 하프로 참가한다. 엄청 더울 텐데 각오를 다져야겠..